사진·글 / 한옥을짓다 · 내家[Design]
한옥의 주춧돌과 콘크리트 기초는 둘 중 하나만 선택하는 관계가 아닙니다. 현대 한옥에서는 철근콘크리트 기초 위에 주춧돌을 놓고 기둥을 세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겉으로 보이는 전통적인 모습과, 땅속에서 건물의 무게를 받는 구조를 구분해 계획하는 것입니다.
완공된 한옥을 보면 석재 기단과 나무 기둥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그 아래 기초와 묻힌 배관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바닥 높이와 배수, 설비 위치는 기초공사 전부터 서로 맞춰야 합니다. 이번 글은 전통 한옥의 기둥 밑부분과 현대 신축 현장을 함께 보며, 건축주가 결정할 내용을 설명합니다.


기단과 주춧돌
석재 기단과 기둥 밑부분을 마감한 한옥의 모습
1. 기단·주춧돌·기초는 어떤 역할을 할까요?
기단은 건물이 놓이는 자리를 주변 지면보다 높여 마련한 부분이고, 주춧돌은 목재 기둥 바로 아래에서 기둥을 받치는 돌입니다. 기초는 건물의 무게를 지반으로 전달하는 구조입니다. 서로 이어져 있지만 같은 말은 아닙니다. 기단 역시 테라스나 데크와 단순히 같은 시설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전통 한옥에서 주춧돌은 기둥이 흙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돌 위에 놓았다는 이유만으로 부식이 모두 예방되는 것은 아닙니다. 빗물이 튀거나 고이는 위치, 주변 지면의 높이와 통풍 조건에 따라 기둥 밑부분의 상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토방위 주춧돌
흙으로 마감한 바닥 위에서 자연석 주춧돌이 목재 기둥을 받침
자연석 주춧돌의 윗면은 반듯하지 않습니다. 그 굴곡에 맞게 기둥 밑면을 깎아 맞추는 작업이 그렝이질입니다. 아래 그림처럼 돌의 형상을 기둥에 옮겨 표시한 뒤 가공하면, 기둥과 돌이 맞닿는 면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렝이 작업
주춧돌의 굴곡을 기둥 밑면에 옮겨 표시하는 원리
전통 기둥과 주춧돌의 접합은 현대의 앵커 고정과 다른 특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고정하지 않았으니 지진에 안전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건물의 무게와 짜임, 접촉 상태, 전체 구조에 따라 거동이 달라집니다. 현대 신축의 접합과 내진 성능은 해당 건물의 구조설계로 확인해야 합니다.
2. 현대 한옥의 기초 위에도 주춧돌이 놓입니다
현대 한옥에서는 철근콘크리트 기초를 적용하는 현장을 볼 수 있습니다. 매트기초는 넓은 판 형태의 기초로 여러 기둥이나 벽체의 하중을 함께 받고, 줄기초는 하중이 전달되는 선을 따라 연속적으로 기초를 구성합니다. 실제 기초 형식과 치수는 지반 상태와 건물의 하중, 구조계획에 맞춰 결정합니다.


매트기초
콘크리트 기초 위에 기둥을 받을 주춧돌을 배치하는 현장
사진처럼 콘크리트 기초 위에 주춧돌이 놓이면 전통적인 기둥 밑부분을 살리면서 현대의 기초 구조를 함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때 주춧돌을 단순한 장식이라고 보아서는 안 됩니다. 실제로 기둥을 받는 부재인지, 외관을 위한 마감인지 도면과 현장 상세로 구분해야 합니다.
매트기초와 줄기초의 비용에도 고정된 순서는 없습니다. 콘크리트와 철근 물량뿐 아니라 굴착량, 거푸집과 인건비, 지반 보강 여부가 함께 작용합니다. 같은 면적이라도 조건이 다르면 비용이 달라지므로 기초 이름만으로 어느 쪽이 저렴하다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3. 기초공사 전에 배수와 높이, 배관을 먼저 맞춥니다
첫째는 물이 빠져나갈 길입니다.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물과 마당의 물이 어디로 모이는지, 배수관은 어디에 연결할지를 확인합니다. 기단을 높이 만드는 것만으로 배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기단 주변 지면의 경사와 배출 위치를 함께 계획해야 합니다.


우수배관 설치
한옥 기단 옆에서 외부 배수관을 설치하는 작업
둘째는 실내 바닥과 기단, 마당의 높이 관계입니다. 현관으로 들어가는 계단과 문턱, 외부 동선까지 검토하면 완공 후 불편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때 단열재와 바닥 마감 두께도 고려해야 하므로 콘크리트 윗면만 정해서는 계획이 끝나지 않습니다.
셋째는 설비 위치입니다. 주방과 화장실의 위치가 바뀌면 배수 경로와 배관이 지나갈 자리도 바뀝니다. 타설 후 구조체를 다시 손대지 않도록 배관 관통부와 필요한 공간을 사전에 조율합니다. 아래 사진은 담장 옆 철근과 배관 작업을 보여주는 참고 장면이며, 건물 줄기초 전체 형상을 보여주는 사진은 아닙니다.


담장 옆 철근·배관 작업
외곽의 배관과 구조 작업이 만나는 부분을 확인하는 현장
지반 조사 역시 기초 설계의 바탕이 됩니다. 굴착 뒤 드러난 상태가 예상과 다르면 설계·감리 담당자와 필요한 조치를 검토합니다. 약한 지반을 만났다고 콘크리트 두께만 늘리는 식으로 임의 대응해서는 안 됩니다.
4. 공정표의 두께보다 우리 집 도면과 견적을 확인합니다
잡석다짐, 방습층, 버림콘크리트, 철근과 거푸집, 타설과 양생은 기초 현장에서 접하는 공정입니다. 하지만 각 층의 두께와 위치, 시공 순서가 모든 한옥에 같은 것은 아닙니다. 다른 현장의 ‘잡석 150mm, 기초 400mm’ 같은 수치를 우리 집의 표준 사양으로 옮기기 전에 설계 상세를 확인해야 합니다.
단열재도 두께만이 아니라 놓이는 위치와 요구 성능을 함께 검토합니다. 배관이 통과하는 곳, 기초와 외벽이 이어지는 곳에서 단열과 방습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중요합니다. 콘크리트 양생은 단순히 말리는 일이 아니라 필요한 수분과 온도 조건을 관리하며 강도가 발현되도록 하는 과정입니다.
견적에서는 토공과 지반 보강, 철근콘크리트, 배관, 단열·방습, 주춧돌과 석재 기단 마감이 어디까지 포함되는지 나누어 살펴보세요. 레미콘 단가 하나로 기초공사 총액을 예상하기는 어렵습니다. 규격과 물량, 운반·펌프 작업, 현장 접근 조건까지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한옥을짓다는 기초 구조와 외부 마감을 함께 계획하되, 각각의 역할과 공사 범위를 구분해 설명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오래된 한옥의 모습을 살리는 일도 그 아래 구조와 물길, 생활에 필요한 바닥 조건을 함께 검토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한옥 기초공사, 현장 조건부터 함께 검토합니다
대지 사진과 지역, 희망 평수나 준비된 도면을 알려주시면 기단 높이와 배수, 기초공사 범위에서 먼저 확인할 내용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한옥을짓다 · 내家[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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